‘비무장지대를 세계유산으로’란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은 경기도와 (재)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45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해 DMZ 세계유산 등재 논의에 힘을 실었다.
행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국제자연보호연맹(ICUN)전문가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MAB) 전문가,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각계 전문가, 민·관 연구소 및 단체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남북문화재교류협력 추진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DMZ는 그동안 문화재교류협력에서 논의됐던 민족의 동질성 회복 대상과는 차별화된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며 “기존과는 다른 관점의 확대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진 주제발표는 ▲DMZ 평화적 이용을 위한 남북협력 및 과제(아주대 정대진 통일연구소 교수) ▲DMZ 생태의 세계유산적 가치(가톨릭대 조도순 교수) ▲DMZ 근대문화재 현황과 활용방안 검토(경기대 안창모 교수) ▲DMZ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북측과의 교류방향 제안(남북역사학자협의회 신준영 사무국장) 등 총 4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정대진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교수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계획과 추진은 현실적으로 남측 영역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이루긴 힘들다”며 “하지만 개념 계획을 잘 세워서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지뢰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조도순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DMZ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선 세계적인 가치를 발굴해야 한다”며 “DMZ 일원은 우리나라 식물종의 40%이상이 서식하고 저어새와 산양, 물범 등 멸종위기종의 피난보호처로 생태적 가치가 큰 만큼 이를 내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류 공동의 유산을 보전하는 것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목적인 만큼 비무장지대(DMZ)와 향로봉·건봉산 천연보호구역 등 인근 지역을 묶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근대문화유산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대성동 자유의 마을, 경원철도 철원역, 철원노동당사·얼음창고·농산물검사소 등을 소개하며 “남과 북의 전쟁유산인 6.25 상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남북문제 해결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아리랑 무형유산 남북공동등재 무산, 조선 씨름 무형유산 남북공동 등재 성공 등 그간의 교류 사례를 바탕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민통선과 접경지역까지 넓게 보고 접근하면서 이 일대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사업 개발이 필요하다”며 북측의 세계유산 소관 부처인 ‘민족유산보호지도국’과의 협력사업 추진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