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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와 메타노이아

기사입력 2019.09.2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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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 베트남 정권 하에 13년간 투옥 생활을 하셨던 반 투안 추기경님 (1928-2002)은 그의 저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에서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다.

    그는 예수님을 설명하는데 어찌 보면 당돌하다고 할 수 있는 비유를 들었는데 즉, ‘예수님은 다섯 가지의 약점을 갖고 계시다.’ 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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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승현 작가

     

    십자가형을 당할 때 오른 쪽 강도가 “예수님, 들어갈 때 저를 기억해주십시오.”(루카23,42)란 부탁에 예수님은 그가 지은 죄를 모두 잊으시고 응답하시기를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23,43)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강도의 죄를 기억하지 못하고 천국에 같이 가자고 하셨으니 기억력이 좋지 않으신 모양이라며 예수님의 위대함과 사랑에 대하여 유머러스하게 뜻풀이했다.

    또 “양 백 마리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광야에 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15,4)란 복음에서 수학을 모르시는 예수님이라고 했다.

    논리학도 모르시고 모험가이시고 재정과 경제를 모르시는 예수님이라며 감히 교황청에서 설파한 그였다.

    요즘의 시대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 정확하게 꼬집은 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시대를 생각해보자.

    권력을 등에 업은 자는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권력을 모르는 많은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더 행패를 부리고, 금력을 가진 자는 더 많은 금력을 모으기 위해 행동을 하고, 명예를 가지고 있는 자는 그 명예보다도 더 큰 명예를 얻기 위해, 그리고 자손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어서 안달을 부리는 시대가 아닌가?

    이것이 요즘의 시대이고 보니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추기경은 양 한 마리를 찾는 것이 회개하는 한 사람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한없이 예수님을 우러러볼 수 있다고 했다.

    회개로 번역되고 있는 메타노이아(Metanoia)는 위(above)를 뜻하는 그리스어 Meta와 마음(mind)를 뜻하는 그리스어 Nous의 합성어로 본능을 떠나 더 넓은 마음으로 이기적이거나 자기 방어적으로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메타노이아는 한 개인의 의견이나 판단 및 결정 등을 포함하여 인간 전체를 내면에서부터 철저하게 바꾸고 쇄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을 수는 있지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이 메타노이아의 뜻을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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