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팩트 체크 시대다. 팩트 폭격이란 말까지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과 아는 것에 대해 질문하고 검증하는 경우는 드물다. 차승현 작가 다음 경우에 '예' '아니요' 어떻게 답하겠는가. 첫째, 솔개가 부리와 발톱을 쪼고 갈아 재생시킨다는 환골탈태의 혁신은 사실일까. 둘째, 미지근한 물의 개구리는 정말 뜨거운 냄비 속 개구리보다 위험할까. 셋째, 답안지의 고친 답은 첫째 답보다 틀릴 확률이 더 높을까. 실제 답은 모두 '아니다'이다. 솔개는 부리를 쪼면 재창조되지...
다산의 흠흠신서는 ‘인명계호천(人命繫乎天)’으로 시작한다.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매여 있다. 이러한 하늘의 권한을 대신 쥐고 행하면서도 삼가고 두려워할 줄을 몰라 세밀한 부분까지 명확하게 분별하지 못하고서 소홀히 하고 흐리멍덩하게 처리하여, 살려야 하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죽여야 하는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차승현 작가 그러면서도 다산은 관리들은 오히려 태연히 편안하게 지낸다고 비판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고 ...
많은 책에는 창의와 혁신으로 미래에 도전하는 훌륭한 회사와 경영자의 얘기들이 나온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늘 하던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해 망하는 회사가 무수히 많고 황당한 일을 창의와 혁신이라고 우기다 더 빨리 망하는 경우도 흔하다. 차승현 작가 경영 전략이나 조직 이론 분야에는 창의와 혁신의 성공 사례 못지않게 변화의 어려움과 그 속사정을 설명하는 까칠한 연구들이 있다. 성공한 경영자의 영웅담은 학문 세계와 미디어 생태계의 현실과 맞물려 부풀려지고 실패한 얘기는 별 볼 일 없...
닭과 칠면조는 비슷하게 생겼다. 같은 조상을 가졌기 때문인데 칠면조가 약간 더 큰 듯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만약 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차승현 작가 같은 조건이라면 닭이 이길 확률이 높다. 칠면조가 갖지 못한 ‘강점’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칠면조는 싸우다 질 것 같다 싶으면 얼른 항복한다. 목을 쭉 뺀 다음 바닥에 드러눕는다. ‘내 목과 몸을 당신의 처분에 맡길 테니 마음대로 하라’는, 동물의 세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면 승자는 ...
개판오분전의 관용구적인 표현으로는 '상태,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쓰이고, 일상생활에서 상황이 엉망진창일 때, '개판이다', ' 개판 오분전이다'라는 말을 많이 쓰곤 한다. 그렇지만 '개판 오분전'에서 말하는 개판이란 뭔가 정신이 없고 엉망진창인 이러한 상황을 개들이 사고를 쳐서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그 상황에서 유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말에 대한 유래라고 하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6.25전쟁 당시에 피난촌에서는 배식용 밥이 지어지...
아. 너희 훈신들이여 잘난 척 하지 마라 그들의 집에 살고 그들의 토지를 차지하고 그들의 말을 타며 또 다시 그들의 일을 행하니 너희들과 그들이 돌아 보건대 무엇이 다른가. 차승현 작가 인조가 가까스로 이괄의 난을 진압한 뒤 도성에서 민초들이 불렀던 상시가(傷時歌)이다. 상시가는 고단한 시절을 한탄하는 노래다. 정권은 바뀌었으되 그들만의 리그였을 뿐 엉망인 국방과 외교, 피폐한 민생은 매한가지였으니 백성들의 한이 옹알거리는 노래로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상시...
평균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이다. 평균에 의존한 결정은 우리를 불편하고 위험하게 만든다. 시각장애인이 한 명 있었다. 차승현 작가 평소에 미인의 기준에 대해 몹시 궁금했다. 사람들이 “그 사람 참 예쁘다”고 하는데 그 기준이 뭔가 궁금했다. 그래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모두가 동의할 정도로 예쁜 사람 한 명과 그냥 평범한 사람 한 명을 자기 앞에 데리고 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얼굴을 자신의 손으로 더듬었다. 그 사람은 몇 ...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조조에게 쫓겨 오갈 데 없어진 유비가 손권을 찾아왔다. 손권의 책사 주유는 유비의 실체를 간파하고 손권에게 조언했다. 차승현 작가 “유비는 영웅의 자질을 지닌 데다 관우 장비 같은 용맹한 장수까지 거느리고 있다. 남의 밑에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유비를 붙잡아두려면 내 말대로 해라. 먼저 야망을 빼앗아라. 유비에게 화려한 집과 아름다운 여인, 좋은 물건을 주어라. 향락에 젖은 그는 천하를 향한 의지를 잃어버릴 것이다. 다음은 조력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