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갔다가 일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어, 후배를 만나기 위해 오래 전에 근무했던 빌딩을 방문했다. 빌딩 안내데스크에서 출입증을 요청해오고, 방문은 원천적으로 차단이 되었다. 차승현 작가 할 수 없이 안내데스크의 전화를 통하여 만나야 하는 사람인지를 확인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것들이 이전에 근무했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각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방법이 없다. 그런데 반대로 갑자기 회사로 사전에 약속하지 않은 지인이 방문하여 로비에서 ‘이...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흔히 되뇌는 말이 있다. “그럼 대책은 무엇인가?” 그런데 진짜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솔직히 대책, 해결책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경우를 만나게 되는 것이 많다. 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이 되는 때이다. 그럴 때에는 대책이 없는 경우가 대책이 되는 것인데, 그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 대책이 없는 것이 대책이라고.... 군인이 무장탈영을 했다고 해서 무장탈영을 없애기 위해 군인에게 지급된 총과 칼을 회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동차가 매연...
한 때 우리나라에서는 언론 통폐합 등으로 언론사의 입을 틀어막고 정권의 입맛대로 호도한 적이 있었다. 5공화국 때의 일인 것이다. 그 이후 언론의 통폐합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언론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국민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기사의 내용 자체도 자극적으로 게재하다 보니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다(bad news is good news)'라는 웃지 못할 말이 생기기도 했다. 기사의 제호를 자극적으로 뽑아야 독자들의 눈에 띄게 될 것이고, 그래야 요즘 젊은 사람들의 말처럼 낚시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요...
‘봄이 와도 봄이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고사성어로,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도 쓰지만, 왜 봄이 왔는데 봄이 아니라고 할까? 이는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하다는 의미로 더 자주 사용하고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차승현 작가 중국에서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기 전에 흉노는 이미 북방의 강국이었다. 한나라는 흉노와 전쟁도 치렀지만 참패하는 바람에 대대로 술과 비단, 쌀 같은 공물은 물론 왕실의 공주를 흉노의 군주에게 배...
옷깃을 파고드는 미풍 따라 버들강아지 실 눈 뜨고 실개천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는 바로 봄이 오는 소리일 것이다. 봄이 오는 소리와 더불어 경복궁에서는 근무 교대를 하는 행사가 국악에 맞추어 벌어지고 있고, 일정한 시간이 되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광화문 근처의 건물 옥상으로부터 뿜어져 내리는 물줄기는 오색영롱한 무지개를 동반한 채 공원에서 봄을 즐기는 연인이나 가족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지게 하는 이곳은 ‘광화문 공원’이다. 차승현 작가 ‘광화문 연가’라는 노래의 ‘이제 모두...
젊은 시절 직장의 상사로부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정치를 한 마디로 말하면 무엇인가?” 몇 사람이 같이 있었지만 누구도 그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정치를 한 마디로 풀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차승현 작가 그런데 그 직장상사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타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갈등을 중재하고 해소하는 것이 정치인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와의 갈등, 도시와 지방 간에 존재하는 갈등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갈...
며칠 전 아들이 말을 했다. “아빠, 우리 집은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것 같은데요...” 무슨 말이 전개될지 궁금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보니 방송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3만불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그 수준이 아닌 것 같다는 얘기이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든다. 정말 대답하기도 궁하지만, 굳이 대답이 필요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무언인가 말을 해야 할 것도 같다. 물론 우리보다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서 국가는 부자이지만 국민은 가난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설명할 수도 ...
음력으로 2월 초하루를 머슴 설날, 또는 머슴날이라고 했는데 이 말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옛날 농경사회에서 일 년 간 농사일을 할 일꾼들을 위해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마을잔치를 벌이는데, 일꾼들로서는 겨울 동안 쉬었던 몸을 풀어 다시 농사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농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때이기도 했지만 게으른 머슴들은 농사일이 너무 힘이 들어서 울타리를 잡고 울기도 했다는 것이다. 차승현 작가 또한 이 날은 바람신인 영등할머니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