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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와 ‘영남만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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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시무 7조’와 ‘영남만인소’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된 ‘시무 7조’에 대한 조회 도수가 장난이 아니다.

‘시무(時務)’는 반드시 지켜주었으면 하는 항목을 충정으로 제안하는 것으로서 고려 성종 때 최승로의 ‘시무 28조’와 조선시대의 정도전의 ‘시무 22조’가 있다.

그런데 최근 ‘시무 7조’는 국민청원에 게재되었다가 약 2주일동안 비공개로 처리해오다가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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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현 작가

 

거기에다가 ‘시무 7조’의 게재이후 ‘영남만인소’라는 글이 또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영남만인소’ 또한 개화기 고종 시절 영남지역 유생 1만여 명이 정부의 개화정책에 반대하여 낸 상소문을 비롯하여 영남 유생들이 면면한 기상으로 그 이론을 밝혀온 것으로서 일곱 차례 정도의 상소문을 올린 바가 있다.

어쨌든 ‘시무 7조’는 현 정권에 대한 제안이라는 점과 ‘영남만인소’는 ‘시무 7조’를 반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읽고 보면 그 또한 정부의 정책 및 여권 인사들에 대해 조목조목 비꼬는 내용으로 허를 찌르는 재치가 넘쳐나는 것 같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시무 7조’에서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라는 표현으로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영남만인소’에서는 ‘도승지 노영민은 똘똘한 강남의 집 한 채를 남기려다 그것마저 황상의 뜻을 받들어 오두막집 한 채도 없이 팔아버린 그야말로 황상폐하의 눈 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여쁜 신하’라면서 ‘이제 그가 조선 천하에 머물 집도 없으니 어찌 대궐에서 내칠 수 있겠습니까’라고 표현했다.

또한 김조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승지 김조원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가게 하여 강남의 집 두 채를 온전하게 보전하도록 했다’라고 했으며,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승지 김수현 등 수많은 대소 신료들이 모두 똘똘한 강남의 집을 갖고 있어 황상폐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도 했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는 ‘조국 전 형조판서는 성균관에서 유생들 가르칠 당시 세상의 온갖 일에 개입하여 지적질을 해대다가 스스로 형조판서에 오르자 솔선수범하여 그간 타인을 비난하던 일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조 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릴 만큼 통찰력이 있는 인재’하고 표현했다.

그 밖에도 ‘영남만인소’에서는 ‘김의겸은 승지에서 물러났으나 황상폐하의 은덕으로 그의 수중에 돈은 고스란히 남았으니 이 또한 황상폐하의 은공이 아니겠느냐’고도 했으며, 이낙연․이재명․조국․김경수․김명수 등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인은 지난 병신년의 촉화봉기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황상폐하의 정치를 도운 적도 없어... 벼슬을 하사하시더라도 이를 사양할 수밖에 없음을 원통하게 생각한다’며 그 작성의도를 비추기도 했다.

어쨌든 이 두 가지의 상소문을 보면 그 해학이 기발할 정도라고 밖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런 것을 해학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한 번 깊이 성찰하고 토론해서 더 나은 미래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국민들의 공감과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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