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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진이퇴(難進易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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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난진이퇴(難進易退)

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 당선자는 승리연설에서 성경의 구절을 인용해서 말을 했다.

“세울 때가 있고, 수확할 때가 있으며, 씨 뿌릴 때가 있고, 치유할 때가 있다. 지금 미국은 치유할 때이다.”

지혜의 왕으로 일컬어지는 솔로몬이 썼다고 알려진 ‘전도서’ 구절이다.

차승현3.jpg
차승현 작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경구로 유명한 바로 그 성경이다.

바이든은 선거기간 동안 첨예하게 찢기고 갈라진 미국의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자신에게 제기됐던 신앙심 의혹을 해소하려 성경을 이용해 ‘치유’를 강조했다.

그렇다고 쉽게 치유될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이 관건이다.

그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투쟁을 다짐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달도 차면 기우는데, 정작 자신은 물러날 때를 모르는 것이 아닐까.

결국 문제의 핵심도, 푸는 열쇠도 트럼프 본인이겠다.

권력의 맛에 도취된 공직자들이 종종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회한의 뒤끝을 남긴다.

항룡유회(亢龍有悔)라 하지 않던가.

 

조선 정조 시대 탕평책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여전히 어지러웠다.

선비들이 자리를 탐하기 때문이다.

정조는 “난진이퇴(難進易退)가 아쉽다.”며 탄식을 했다.

“천하만사 모든 일에 때가 있다.”

벼슬에 어렵게 나가고 선선히 물러난다는 뜻이다.

어떤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수락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그 자리에 적임인지, 인사권자가 착각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결국 나라와 국민에 해를 끼치게 되고 스스로도 이름을 더럽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거다.

열심히 공직을 수행했는데도 이런저런 사정에 물러날 때가 되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선뜻 물러나야 한다는 거다.

공직이 영원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헛된 명리(名利)를 붙들고 매달리는 풍조에 예의염치(禮義廉恥)가 무너진다는 거다.

 

맹자가 말한 행장진퇴(行藏進退)도 같은 뜻이다.

무릇 공직자는 나아감과 물러섬을 알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처신(處身)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인데,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서 이는 선비의 으뜸 덕목이었다.

공직자는 때를 가늠하는 지혜와 함께 ‘말’도 중요하다.

순자(荀子)는 ‘군자필변(君子必辯)’이라 했다.

“묶은 포대자루처럼 입을 다물면 허물도 없지만, 영예도 없다.”고 했다.

단 백성을 위한 논변이라야 한다.

백성이 아닌 자신을 위한 논변은 비록 청산유수일지라도 허튼소리일 뿐이며, 국정의 재앙이라고 했다.

궤변은 난세를 부르고, 사람다운 사람의 말이 없어지면 나라가 망하는 법이라면서.

링컨은 나름대로 인물 감별법을 터득했다.

비결은 간단하다.

“인격을 알려면 권력을 줘보라!”

완장을 차면 본성이 나오듯, 권력을 쥐면 그의 사람 됨됨이가 오롯이 드러난다.

공직을 자신의 정치적 혹은 개인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이른바 ‘허튼’ 공직자들이 넘쳐나는 요즘에 귀감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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