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엔 귀천이 없지만, 사람은 귀천이 있다고 한다.
허영만 작가가 관상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 ‘꼴’을 보면 육천이라 하여,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천한 것인지 6가지 대표 유형이 나온다.
1. 일천: 남이 흉보는지 욕하는지 모르고 떠드는, 수치를 모르는 자.
범법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떠벌리듯 말하는 이들이 있다.
겉으론 솔직하다며 주위에선 그냥 넘어가겠지만, 속으론 모두 욕한다.
2. 이천: 자신이 능력 있다고 스스로 떠들고 잘난 척하는, 오만한 자.
잘난 척이 심하면 있는 능력도 없어 보인다.
실력은 말이 아닌 결과로 보여주면 충분하다.
뭐가 잘났는지 스스로 떠벌리면 그게 다 말빚이 되어 돌아온다.
3. 삼천: 주위 사람은 곤란을 겪는데 비웃으며 딴청 피우는, 어리석은 자.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은 매력이 없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 내 고통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고통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인지상정은 사람의 기본이다.
4. 사천: 무슨 일이든 확실하지 않고, 나갈지 들어올지를 모르는 자.
우유부단한 사람은 어떤 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뭔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반드시 결단이 필요한데 우유부단한 자는 그게 안 된다.
5. 오천: 남 안 되는 걸 바라면서, 함부로 헐뜯고 비난하는 자.
남 칭찬은 못 해도 비난은 줄이는 게 좋다.
밖에서 함부로 남 욕하고 다니면 그거 다 자기한테 화살로 돌아온다.
남 말은 그냥 안 하는 게 좋다.
그게 욕이면 더 그렇다.
6. 육천: 자기 자랑할 건 없으니까, 남 팔아서 자신을 돋보이려는 자.
자기 콘텐츠가 부족하면 남 얘길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처럼 매력 떨어지고 없어 보이는 것도 없다.
주위 사람 이름 팔수록 자기 값어치는 더 떨어져 보일 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천한 사람은 없지만, 천한 행동만 하고 살면 천한 이가 된다.
자신을 고귀하게 만드는 건 신분이나 직업이 아닌 본인의 말과 행동이다.
어떤 게 천한 행동인지 모르면 천한 사람이 되는 걸 피할 수 없다.
천한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빠져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 어떻게 해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