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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랑이 저만치 가네.'

연애에서 만남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이별의 기술이다.

카사노바가 희대의 바람둥이이면서도 '파렴치한'이란 비난을 비껴간 것은 깔끔하게 헤어질 줄 알아서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만남이 기술이라면, 이별은 예술이다.

이는 조직에도 적용된다.

채용도 중요하지만 해직을 잘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해직 통고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위나라의 조조(曹操)가 순욱(荀彧)에게 내린 빈 찬합이다.

시대의 간웅이란 별칭에 어울리게 그는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간접 시그널 전략을 택한다.

빈 밥그릇, 즉 '너에겐 더 이상 줄 것이 없으니 알아서 물러나라'는 의미였다.

그 뜻을 간파한 순욱은 독주를 마시고 자결한다.

 

두 번째는 의전패스를 통한 투명인간 취급이다.

공자는 50대 초반에 노나라 대사구(오늘날의 법무장관)에 올랐다.

군주인 노정공은 제나라의 미인계에 빠져 직언은 고사하고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와 물리적 거리는 심리적 거리에 비례하는 법이다.

제자 자로가 "그만두고 떠나자"고 하자 공자는 "교제(郊祭·하늘에 제사 지내는 의식) 후 대부들에게 나누어주는 번육(번肉·제사 지낸 고기)이 오지 않으면 그때 떠나겠다."고 미련을 표한다.

번육은 단지 고기를 넘어 신뢰의 의미였다.

끝내 번육은 오지 않았고, 공자는 노나라를 떠난다.

여기에서 '인번거노(因번去魯·제사 고기를 보내주지 않아 노나라를 떠나다)'가 유래했다.

 

셋째는 실질적 권한을 박탈해서 자진 사퇴를 유도해 사의를 표하면 못 이기는 척 수리하는 것이다.

초패왕 항우는 라이벌인 한나라 유방의 이간에 속아 참모 범증(范增)이 딴마음을 품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에 범증은 "천하대세는 결정된 것 같으니 전하 스스로 처리하소서. 신은 이제 해골을 빌어 고향에 묻힐까 합니다." 하며 항의성 사의를 표한다.

여기서 '걸해골(乞骸骨·해골만은 돌려주길 빈다)'이 유래했다.

늙은 재상이 나이가 많아 조정에 나오지 못하게 될 때 임금에게 그만두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리더로선 해직 통고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때 인간미를 잃지 않는 최소한의 예의는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는 것이다.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고사(枯死)나 애매모호한 시그널, 제3자를 통한 대리 전달은 금물이다.

해직 통고를 회피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거나, 혹은 '뒷정리를 말끔하게' 할 줄 모른다는 의미다.

이는 리더가 어려운 문제를 직면할 능력이 없다는 것과 동의어다.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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