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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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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2020년 최대의 화제는 단연 나훈아이다.

지난 9월 23일 방송된 나훈아 콘서트에서 그는 2시간 30분 동안 약 30곡의 노래를 불러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시청률이 40%라고도 하고 29%라고도 하는데, 29%라고 해도 이는 놀라운 시청률이다.

차승현3.jpg
차승현 작가

 

사람들은 왜 이토록 그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가 부른 노래 중에서 가장 많은 갈채를 받은 것은 ‘테스 형’이다.

그는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데에는 그의 가창력에 기인한 바가 크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가 쓴 노랫말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주제는 ‘아픔’이다.

이어지는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 사랑은 또 왜 이래”에서 이 아픔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의 아픔은 세상에 대한 아픔이고, 사랑에 대한 아픔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 세월은 또 왜 저래 / 먼저가본 저 세상 어떤 가요 테스 형 /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 형”에서 이 아픔은 세월에 대한 아픔까지 품는다.

그는 세상이 아프고, 사랑이 아프고, 세월이 아픈 이유를 ‘테스 형’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흔히 대중가요가 개인적인 정서를 노래하는데 그치고 마는데 나훈아는 개인의 정서를 넘어서 어지러운 세상, 덧없는 인생에 대한 깊은 고뇌를 노랫말 속에 담았다.

70세가 넘은 노인에게서 풍기는 연륜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을 불렀을 때 보다 훨씬 성숙하고 무르익은 나훈아를 우리는 만나게 된다.

‘테스 형’의 가사는 아픔-세상-사랑-세월로 이어지는 가사의 맥락도 그렇거니와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라든가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 형”과 같은 구절 또한 반짝이는 훌륭한 시구(詩句)라 할 수 있다.

노래만 잘 부른 게 아니다

우리가 그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은 일 차적으로 가수로서의 실력 때문일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기만의 삶의 자세와 철저한 장인정신이 뒷받침되어 있다.

그는 1996년 일본 오사카 공연의 말미에서 ‘쾌지나칭칭나네’ 후렴구 앞에 ‘독도는 우리 땅 누가 뭐래도 우리 땅’이라는 노랫말을 넣어서 열창했다고 한다.

한일문제가 날카로웠던 때 일본 땅에서 이렇게 노래한다는 것은 여간한 배짱과 신념과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연히 극우단체로부터 협박전화를 받았지만 ‘죽이려면 죽여 봐라.’하며 버텼다고 한다.

또한 그는 정부가 주는 훈장을 사양했는데 그 이유로 “세월의 무게도 무겁지만 가수라는 무게도 엄청나게 무겁습니다. 그런데 그 훈장의 무게까지 제가 어떻게 견딥니까?”라 말했다.

훈장을 사양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일이지만 ‘가수라는 무게’를 엄청나게 여겼다는 말에서 노래에 대한 그의 애정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걸 읽을 수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일잔치에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것, 1992년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의 국회의원 공천제의를 거절한 것, 2020년 2월 대구의 코로나 방역을 위해 3억 원을 기부한 것 등의 사건만 봐도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이 어떠했는지 알만하다.

이번 KBS 공연에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고 하니 그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이 분명하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노래하는 시인 나훈아씨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2021년에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쁨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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