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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닭과 칠면조는 비슷하게 생겼다.

같은 조상을 가졌기 때문인데 칠면조가 약간 더 큰 듯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만약 이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차승현3.jpg
차승현 작가

 

같은 조건이라면 닭이 이길 확률이 높다.

칠면조가 갖지 못한 ‘강점’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칠면조는 싸우다 질 것 같다 싶으면 얼른 항복한다.

목을 쭉 뺀 다음 바닥에 드러눕는다.

‘내 목과 몸을 당신의 처분에 맡길 테니 마음대로 하라’는, 동물의 세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방식이다.

그러면 승자는 주변을 빙빙 돌며 자신이 승리했다는 걸 확실히 한다.

격투기에서 이긴 승자가 링을 빙빙 돌듯이 그렇게 한다.

하지만 공격하지는 않는다.

매너 있게 패자의 항복 선언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닭은 다르다.

‘싸움닭’이라는 말마따나 녀석들은 상당히 거칠다.

항복해도 ‘감히 나한테 덤볐어?’ 라는 듯 한껏 ‘분풀이’를 한다.

상대를 사정없이 쪼아 머리 껍데기가 벗겨질 정도로 말이다.

다시 도전할 마음 자체를 없애려는 듯 혼쭐을 낸다.

이러니 같은 조건이라면 칠면조가 불리하다.

닭은 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죽기 살기로 싸우고, 질 것 같으면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면서 도망간다.

칠면조처럼 쉽게 항복하지 않는다.

이러니 닭과 싸우는 칠면조가 항복 선언을 하면 후회 막심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게임의 규칙이 다르다는 걸 모르는 대가가 엄청나다.

역시 조상이 같은 공작과 칠면조가 싸우면 어떨까?

공작은 부채처럼 쫙 펼쳐지는 멋진 꽁지를 갖고 있으니 승부 방식도 멋질까?

그러나 보이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

칠면조가 이기면 다행이지만, 만의 하나 항복을 한다면 이번에야말로 각오해야 한다.

덩치는 칠면조가 크지만 공작은 닭보다 강점이 두 개나 더 많다.

더 잘 날 수 있는데다 날카로운 발톱까지 갖고 있어 상대가 거의 죽을 때까지 인정사정없이 가격한다.

이런 싸움에서 예의를 갖추는 건 죽음으로 가는 길일 수 있다.

이걸 모르고 쉽게 항복했다간 결딴나기 십상이다.

상대가 가진 승부 방식을 모르면 가혹한 운명의 희생양이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와 대적해야 한다면 게임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

규칙이 없는 상황이라면 상대의 방식을 알아야 한다.

상대의 방식을 알기 어렵다면 가능한 한 그 상황에 맞는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나의 방식이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따라 싸우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

닭과 싸운다면 닭의 방식으로 싸워야 하고, 공작과 싸운다면 공작의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생존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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