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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계호천(人命繫乎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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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인명계호천(人命繫乎天)

다산의 흠흠신서는 ‘인명계호천(人命繫乎天)’으로 시작한다.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매여 있다. 이러한 하늘의 권한을 대신 쥐고 행하면서도 삼가고 두려워할 줄을 몰라 세밀한 부분까지 명확하게 분별하지 못하고서 소홀히 하고 흐리멍덩하게 처리하여, 살려야 하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죽여야 하는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그러면서도 다산은 관리들은 오히려 태연히 편안하게 지낸다고 비판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얻고 여자에게 미혹되기도 하면서, 백성들이 비참하게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도 가엾이 여겨 주제할 줄을 모르니 이는 매우 큰 죄악이다.” 

그렇다면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는 작금 세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다산은 흠흠신서로 책 이름을 붙인 이유를 “형사사건을 처리할 때 ‘삼가고 또 삼가는 것(欽欽)’이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오늘날 법조인들이 삼가고 삼간다는 뜻을 살폈다면,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는 세태를 조금은 진정시켰을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정체불명 단체들의 마구잡이 고소와 고발은 알아서 무시하거나 적절하게 기각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검찰의 입맛에 따라 콕 집어 수사하고 기소하니 고소와 고발이 횡행하고, 선택적 정의에 사법 신뢰도 잃고 있다. 

게다가 법조 출신 정치인들마저 정치로 풀 문제를 서초동으로 가져가 스스로 검찰과 법원에 묶여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다산은 정치의 최종 목표를 소송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 두었다고 했다. 

재판에 임하면 최선을 다해 판결해야 하지만, 바람직한 것은 분쟁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서는 법의 집행자들이 먼저 신독(愼獨)한 자세로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민주공화국에서 모든 권력은 법 아닌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법관의 판결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무죄와 유죄가 엇갈리고, 형량도 고무줄이어서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반성도 성찰도 없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이라는 말이 있다.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뜻이다. 

독서를 권장하는 대표적인 글귀이지만,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그저 펼치기만 해도 이롭다는 뜻으로 가르치는 이도 있다. 

글쎄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또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다산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남독(濫讀)을 경계했다. 

마구잡이로 그저 읽어 내리기만 한다면 하루에 백번 천번을 읽어도 읽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의미를 모르는 글자를 만나면 그때마다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근본 뿌리를 파헤쳐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으면 수백 가지의 책을 함께 보는 것과 같고, 그래야 책의 의리(義理)를 꿰뚫어 알 수 있게 된다고 일렀다. 

법 없이도 살 시민들에게 법의 올가미를 던지는 것은 통제 국가의 표징이다. 

차제에 법조인들은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에서도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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