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마(名馬)는 눈 밝은 사람에게만 보인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말 감별사 백락(伯樂)은 남다른 안목을 가졌다.
어느 날 말 장수가 아무도 자기 말을 사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가만 보니 의외로 준마였다.
그는 아깝다는 표정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앞다퉈 몰려들었다.
말은 열 배 넘는 값에 팔렸다.
여기에서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가 나왔다.
한번은 그가 왕의 명으로 명마를 구하러 가다가 험한 산길에서 소금 수레 끄는 말을 발견했다.
비쩍 마르고 볼품은 없었지만, 그는 금방 알아챘다.
이런 천리마가 무거운 소금 수레를 끌고 있다니!
그가 말을 붙잡고 울며 옷을 벗어 덮어주자 말이 앞발을 높이 들고 구슬피 울었다.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끈다는 뜻의 ‘기복염거(驥服鹽車)’는 인재가 재능에 맞지 않게 변변찮은 일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뛰어난 인재가 때와 사람을 못 만나 재주를 피우지 못한다는 ‘회재불우(懷才不遇)’도 같은 말이다.
재주를 품고 있어도(懷才) 기회를 만나지 못한다면(不遇) 불우한 사람이다.
좋은 인재는 적재적소에 쓰일 때 빛난다.
백락이 수레 끌던 말을 사 오자 왕은 “웬 비루먹은 말이냐”며 화를 냈다.
백락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일 좋은 먹이를 주며 힘써 보살폈다.
그러자 비쩍 말랐던 말이 위풍당당한 천리마로 변신했다.
왕이 놀라워하며 말에 올라 채찍을 휘두르자 천리길을 단숨에 내달렸다.
예나 지금이나 명마는 많지만, 알아보는 이는 많지 않다.
요즘도 뛰어난 인재는 많으나 이를 제대로 쓸 줄 아는 지도자가 드문 게 문제다.
‘만날 우(遇)’ 자에는 ‘상대를 대접하다’라는 뜻도 있다.
훌륭한 인물을 예로써 대하는 것이 곧 예우(禮遇)다.
삼성의 성장 비결도 ‘인재 제일주의’다.
이병철 창업자는 “내 일생의 80%는 인재를 찾는 데 썼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의 덕목 중 ‘신뢰’와 ‘노력’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꼽았다.
《위대한 기업》의 저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마쓰시타전기 창립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마쓰시타전기는 사람을 만드는 곳입니다. 상품도 만들고 있습니다”라며 인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