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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방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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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삶에는 방향이 필요하다

맹독으로 유명한 코브라는 상대 눈을 향해 독을 내뿜는다. 

왜 눈일까?

눈을 잃으면 상황 파악을 못 할 뿐 아니라 방향도 분간하지 못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양귀비가 아편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찔하도록 아름다운 양귀비의 꽃과 아편을 마치 악의 화신인 것처럼 나쁘게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오해이고 착각이다.

꽃은 꽃가루받이를 더 잘하기 위한 것이고 아편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무기일 뿐이다. 

나쁘게 쓰는 건 사람들이다.

야생 양귀비들은 초식동물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시달린다.

어느 순간 나타나 무지막지하게 뜯어먹는데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당하는 건 생명의 본성에 어긋나는 일. 

그래서 만든 게 회심의 무기, 아편이다.

별생각 없이 양귀비를 먹은 초식동물들은 천국을 노니는 기분에 취해 이곳저곳을 정신없이 헤매는데 바로 양귀비가 바라던 바다.

언제 어디서 무슨 위기가 닥칠지 모르는 이 험한 세상을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게 해서 포식자들에게 완전히 노출되게 하는 것이다.

운이 좋아 포식자에게 걸리지 않더라도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때 언제 어디서 그 기분 좋은 걸 먹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게 한다.

방향 감각을 잃게 하는 게 치명적이라는 걸 아는 것이다.

살아 있음에서 방향은 이렇듯 중요하다. 

방향 자체가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무와 풀은 대체로 위를 향해 자란다. 

광합성을 위해서다.

뿌리는 땅속을 향해야 물과 영양분을 취할 수 있다.

이런 방향성을 잃으면 삶은 끝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먹은 음식은 창자를 거쳐 항문으로 배출될 때까지 하나의 방향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확보해 온몸으로 보내고 폐기물은 밖으로 배출한다.

살아가는 힘이 여기서 생긴다. 

이 방향성이 잘 작동될수록 건강해지고 반대일수록 괴로워진다.

좋은 삶에는 좋은 방향이 있다.

언젠가 아는 분이 준 고구마에 싹이 나길래 물컵에 두었더니 쑥쑥 자랐다.

‘아, 고구마도 수직으로 자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자라자 축축 처지는 게 아닌가.

왜 그럴까 싶었는데 사실은 그게 정상이었다.

고구마는 땅바닥을 기는 방향성을 자신의 삶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렇듯 살아 있는 것들은 자기만의 방향이 있다. 

죽은 것들은 가장 먼저 방향을 잃는다.

“사람의 마음은 그가 자주 생각하는 것을 향해 움직인다”라고 석가모니가 말했다던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방향성에서 삶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있는지, 아니 더 나아가 어디론가 가고 있기는 한 건지 가끔 헤아려 보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벌써 10월이다. 

연초에 설정했던 방향대로 가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는 것도 좋을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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