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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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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건물 가득한 도시에서 야생화를 볼 수 있을까? 

힘들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면 저 혼자 자라 꽃을 피우는 야생화들을 길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다만, 정말이지 너무나 작기에 준비해야 할 게 있다. 

작은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허리를 굽히는 관심이다.

날마다 오가는 길에 작디작은 꽃이 피었길래 알아보니 꽃마리였다. 

꽃의 지름이 0.2∼0.3cm다! 

작다는 냉이꽃보다 더 작다. 

서서 보면 희끄무레한 점들만 보이니 쉽게 보일 리가 없다. 

하지만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 

무릎을 꿇고 들여다보면 연한 하늘색 꽃받침 다섯 개가 선명하게 꽃을 감싸고 있다. 

크기만 작을 뿐 나무랄 데 없는 꽃이다.

처음엔 궁금했다. 

이 작은 꽃을 피워 뭘 하겠다는 거지? 

사실 꽃이 작으면 벌과 나비 같은 중매쟁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꿀이나 꽃가루를 많이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꽃에도 이로울 게 없다. 

중매쟁이들이 같은 꽃을 돌아다녀야 수정이 잘될 텐데 꽃이 작아 이 꽃 저 꽃 돌아다니다 보니 수정 확률이 낮고 씨앗을 많이 만들 수도 없다. 

그런데도 왜 꽃을 피울까?

작은 건 분명한 약점이지만 약점의 이면은 장점이다. 

작기에 어디든 살 수 있다. 

큰 꽃들은 엄두도 못 내는 도시 길가에서도 자랄 수 있다.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전 세계를 자신들의 터전으로 만든 별꽃처럼 말이다. 

작은데도 꽃을 피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제처럼 똑같은 걸 만들어내는 무성생식으로는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없다. 

귀찮고 힘들지만, 암수가 만나는 유성생식으로 새로운 형질을 만들어내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작아도 제대로 된 꽃을 피워야 한다.

덕분에 살아가는 이치를 또 하나 배우고 있다. 

작다고 꽃이 아닌 것도 아니고 예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작다고 삶이 아닌 것도 아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 작은 꽃들은 작은 몸으로 세상을 넓게 사는 방법을 벌써 깨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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