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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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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공론에서 살아남는 법

쥐와 이[蝨]가 서로 자기가 크다고 싸웠는데, 서로 우기기만 할 뿐 결판이 나지 않았다.
그러자 이가 쥐에게 말했다.
“너는 나보다 작으면서 왜 그렇게 우기는 게냐? 우리, 길 가는 사람들의 공론을 한번 들어 볼까?”

csh.jpg
차승현 작가

 


쥐가 자신만만하게 사람들이 다니는 한길에 죽은 시늉을 하며 벌렁 눕자 이도 그 옆에 누웠다.
길 가는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말했다.
“와, 엄청나게 크네! 쥐가 가죽 신발만 하다니. 어이쿠! 이는 보리 항아리만 하구나.”
이가 의기양양해서 쥐에게 따져 물었다.
“신발이 크냐, 항아리가 크냐?”
이 말을 들은 쥐는 찍소리도 못했고, 결국 승리는 이에게 돌아갔다.
이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쥐와 비교될 수는 없다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공론을 앞세운 이가 쥐를 이긴 것이다.
이 황당한 이야기는 유몽인이 조카 유활의 편지를 받고 보낸 답장에 나온다.
조카는 유몽인의 문장이 매우 뛰어난데 세상의 공론이 그렇지 않아서 관직에서 밀려나게 된 점을 안타깝게 여기며 편지를 보내왔다.
그러고 이렇게 말했다.
“쥐와 이가 누가 큰지 겨루는 일이며 그에 대한 공론 따위, 나는 귀를 막고 듣지 않은 지 오래다. 너도 전혀 신경 쓸 거 없다.”
누가 문장을 더 잘 짓는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하는지, 사람들은 공론에 부쳐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다툼이라는 게 쥐와 이의 다툼처럼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고, 다수의 공론이라는 것 역시 근거가 취약할 뿐이다.
그러니 공론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전해지는 이런저런 이야기에 연연할 것 없다는 것이다.
공론(公論)은 사적인 의견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공정하게 도출한 의견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유몽인이 살던 시대는 공론 정치를 표방한 유교 사회였다.
재상은 물론 왕도 공론을 함부로 무시할 수 없었으니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정치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당쟁이 격화되면서 당파에 따라 공론이 달랐다는 데에 있다.
민주주의야말로 공론의 정치다.
그런데 인터넷과 각종 매체의 발달로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누구나 쉽게 공론을 들먹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진정한 공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노력은 다방면으로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개인의 판단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내 판단의 근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끊임없이 성찰하지 않으면 누구나 공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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