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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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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관대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은 일 하나에도 깐깐하게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충을 이해하고 너그럽게 베풀어 주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후자가 당연히 인기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크고 작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공적인 인간관계를 모두 관대함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차승현_가을1.jpg
차승현 작가

 

자산(子産)이라는 자로 알려진 공손(公孫) 국교(國僑)는 춘추시대 강대국 사이에 낀 정(鄭)나라에서 26년 동안 재상을 지내며 안정된 정치를 편 인물이다. 

그가 재상에 오른 지 1년 만에 소인배들이 경박한 짓을 저지르지 못했고, 반백의 노인들은 무거운 짐을 나르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밭일하지 않아도 되었다. 

2년이 지나자 시장의 매매가 공평하게 이루어졌으며, 3년째부터 길에 떨어진 물건을 아무도 주워가지 않고 문단속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법과 그에 따른 상벌을 제정하고 공표해서 그 시행을 엄격하게 관리한 결과였다. 

자산이 처음부터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시방종송(始謗終誦)’ 즉 처음에는 비방하더니 결국에는 칭송하더라는 말이 그에게서 유래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산에 대한 공자(孔子)의 평가다. 

“훌륭하구나! 다스림이 관대하면 백성이 태만해지니 태만해지면 가혹하게 바로잡았고, 다스림이 가혹하면 백성이 나약해지니 나약해지면 관대함을 베풀었다. 관대함으로 가혹함을 조절하고 가혹함으로 관대함을 조절하였으니, 다스림이 이로써 조화를 이루었다.” 

인(仁)의 정치를 누구보다 강조한 공자였지만 관대함과 가혹함, 인자함과 엄격함을 적절하게 구사한 자산의 정치를 높게 인정한 것이다. 

정치의 기술을 넘어서, 공자는 자산이 옛사람의 유풍을 이어받아서 백성을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논평했다. 

너무 가혹하게 느껴질 정도로 법과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했지만, 그 가혹함의 목적이 실은 관대한 사랑을 이루고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데에 있었음을 간파한 것이다. 

공자뿐 아니라 당대의 백성들 역시 그 사랑을 깨닫고 칭송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자신들의 삶이 나아지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산은 당대에 가장 박학다식한 인물로 꼽혔을 뿐 아니라, 계획 세우고 성과 점검하기를 농사짓듯이 아침저녁으로 쉬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정치라고 여겼고, 그대로 실천했다. 


선한 의지와 너그러운 사랑만으로 복잡다단한 조직을 이끌 수 없다는 점은 2천 5백여 년 전 춘추시대에 이미 충분히 논의되었다. 

서슬 퍼런 형벌의 집행이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점 역시 역사가 입증해 왔다. 

실무지식의 탄탄한 기반 위에서 계획과 성과에 대한 점검을 멈추지 않는 것, 이를 위해 법과 제도를 시대에 맞게 정비하고 엄정하게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는 관대함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이 오래되고 평범한 진리에 오늘을 비추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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