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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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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어쩌면 내가 죽을 때까지 과연 경험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나의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장소가 있다.

900㎞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처음에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순례길이라고 생각했던 그 길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작가, 화가, 대학생, 휴직자, 퇴직자, 여행자 등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그 길에 대한 각자의 느낌은 각각 다를 것이겠지만, 그래도 여행 기록이나 입을 통하여 공통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있다.

 보통 산티아고 순례길에 다녀왔다고 하면 그 길을 걸으면서 삶의 진리를 깨닫고 왔을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있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순례길을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적인 얘기는 다리와 발바닥의 통증에 관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순례길을 떠나는 것일까?

사람들이 정신의 고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육신의 고행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일까?

어쨌든 상처를 입고, 고통을 느끼면서도 길을 향해 걷는 이야기가 그 사람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의 버킷리스트에 넣어두고 있는 것일까?

왜 순례라는 주제에 끌리는 걸까?

 

 요즘에는 비단 순례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올레길, 둘레길, 성곽길 등 마음만 먹으면 걷는 장소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런 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으려 하는 것보다는 그저 걷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로 혼자 걷기도 하고, 우연히 만난 동행자와 걷기도 한다.

길이 멀고 험해서 생각도 없이 걷다 보면, 작은 것에서 큰 의미를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두 발로 걸은 만큼 신체와 자연의 친교를 통해서 감각과 사고의 물꼬가 트인다는 점이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으로써 산과 나무, 흙과 바위, 물과 바람의 소리를 듣는 마음의 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마도 순례길을 걷느라 불어터진 발바닥, 빠진 발톱처럼 여기저기 상처 나고 굴곡진 삶을 반추하며, 영성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걷는 행위는 걸으면서 몸을 움직일 때, 비로소 외면해왔던 마음과 생각이 서로 공명을 해서 같이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리라 본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산티아고에 가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인생길의 순례자이다.

마음의 방향을 정하고, 길에서 얻은 상처를 돌보면서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면서 간다.

그래서 삶의 이유를 알지 못해도 화살표를 따라 걷는 순례길, 올레길, 둘레길, 상곽길처럼 끝까지 가봐야 하는 것이다.

걷기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미 목적이고 지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비록 산티아고에 가지 않더라도 스스로 외면한 자기 진실과 만나기 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것이 세상 밖으로 던져져, 하루하루 살아가는 스스로에 대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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