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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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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병천 아우내 지역에는 저마다 원조 간판을 내세운 순대집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맛집으로 이름난 곳이 한 집 있다.

주변 순대집 앞 주차장엔 빈자리가 그득하건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손님들은 굳이 그 집만 찾는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덕분에 그 맛집 앞엔 시도 때도 없이 긴 줄이 늘어서고, 기다리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큰 가위를 딸깍거리며 전통 엿을 파는 상인도 등장했다.

점심시간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이미 우산을 쓴 채 삼삼오오 기다리는 행렬이 제법 길었다.

이 집을 찾는 손님들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분들로 가족이나 친지들과 어울려 오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기다리는 동안 손님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이곳 특유의 매력인 듯싶다.

이 집을 단골로 삼은 사람들은 그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칭찬 또한 아끼지 않으셨다.

순대집 출입문에는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따로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고객을 위한 사과문이 붙어있다.

더 넓은 장소로 옮겨 손님들 기다리는 불편도 해소하고, 더욱 많은 손님에게 충분한 양의 병천 순대를 맛보게 해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달라는 내용이다.

고객들의 성화에도 여전히 좁은 장소에서 하루에 제한된 양만 판매하는 이유인즉, "저희는 선대(先代)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 방식으로 순대를 만들고 있기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한데, 고유한 맛을 지키겠다는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의 불편함을 계속 감수하겠노라"는 것이다.

눈앞에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이 훤히 보임에도 굳이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겠노라는 주인장의 의지가 새삼 남다르게 다가온다.

순댓국 한 그릇에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 마음을, 우리네 주변에서 발견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일 게다.

예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지도 못하고 그 반대의 주장을 거침없이 토해내거나, 그토록 칭찬일색으로 포장하던 사람을 한 순간에 매도하는 몰염치한 사람들이 판을 치는 이때에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그 순댓국이 먹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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