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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각재판(猫脚裁判) : 고양이 다리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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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경기 · 인천

묘각재판(猫脚裁判) : 고양이 다리의 재판

어느 산골에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모든 사람들이 전통적인 농사 방법대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마을에 유능하고 똑똑한 같은 또래 네 사람의 청년들도 부모님과 같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네 청년이 우연히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청년들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급기야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을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하고, 그 당시 부가가치가 높은 목화(木花)를 선정하여 함께 투자하여 상업 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네 명의 청년들은 목화 장사를 하기 위해서 똑같이 투자를 하여 목화가 값이 쌀 때 많은 목화를 사들였고 오르면 내다 팔려고 창고(倉庫)에 보관해 두었다.

그런데 목화를 창고에 쌓아두다 보니 쥐가 들어와 여기저기에 오줌을 싸는 바람에 목화가 누렇게 되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네 명의 청년들은 의논한 끝에 고양이 한 마리를 사다놓고 잘 보살피면서 관리하되 네 명이 다리 하나씩을 맡아 책임지고 보살피기로 했다.

그 후부터 창고에 쥐가 들어오지 않아서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잘못해서 왼쪽 앞발을 다치게 되었다.

그 발을 맡은 친구는 상처(傷處)에 약을 바르고 고양이의 다리에 헝겊을 감아주면서 성심(誠心)껏 치료하고 관리를 하니 고양이는 며칠이 안 되어 곧잘 뛰어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상처를 싸주었던 헝겊이 풀어졌고, 마침 아궁이 근처를 지나가던 고양이의 발에 풀어진 헝겊부분에 불이 붙어 고양이는 놀라서 마구 뛰어다녔다.

이윽고 고양이는 점점 뜨거워지는 다리의 고통을 참지 못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목화 창고로 뛰어 들어가게 되었고, 그 헝겊의 불은 목화에게까지 번졌다.

잠깐 동안 그 일로 목화와 고양이는 몽땅 타버렸고, 나머지 세 친구는 그 고양이를 치료한 친구에게 다 물어내라고 하였다.

고양이를 치료한 청년은 공동 투자하여 함께 한 상업인데 정성을 다한 내가 다 물어내기는 억울하니 공동으로 책임지자고 하였으나 나머지 세 명의 친구들이 고을 사또에게 찾아가 소송(訴訟)을 하기에 이르렀다.

세 친구는 무조건 저 친구가 물어내야 한다며 고양이를 치료해준 친구를 윽박을 질렀다.

그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던 사또는 이렇게 말했다.

"듣거라! 목화 값을 물어줘야 할 자는 저자가 아닌 너희 세 사람이다. 그러니 너희가 물어주도록 해라!"

사또의 판결(判決)에 세 친구는 놀라서 물었다.

"사또나리,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손해는 저 친구 때문에 저희가 보았습니다. 판결을 반대로 내리신 것 같습니다."라고 항의했고, 사또는 이렇게 말했다.

"고양이가 다리를 다쳤든, 거기에 헝겊을 감아 불이 붙었든 간에 고양이가 창고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불이 나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 그럼 고양이가 불붙은 헝겊을 매달고 창고로 달려갈 때 어떤 다리를 사용해서 갔겠느냐?"

네 청년 모두는 "물론 성한 다리로 달려갔겠지요."

사또가 말하기를 "그래, 그렇다. 너희들 세 사람이 보살피던 성한 다리가 아니었다면 고양이가 창고에 불을 낼 일이 없었을 테니 너희 세 사람이 저 사람에게 목화 값을 물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사또의 대답을 들은 세 친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상처 난 다리를 고쳐주었던 청년이 불을 내게 된 원인(原因)을 제공했고 그 원인에 의해 불이 났으니 응당 그 청년이 물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또의 판결을 보면 또 그 판결이 현명한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애초부터 공동 투자한 네 청년이 한 청년의 입장을 배려하여 공동으로 책임을 졌더라면 친구의 우정은 물론 사업도 다시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세상의 인심이 이렇게 험하게 변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교훈이 되는 고사이다.

우리는 여기서 또 다른 새로운 지혜를 깨닫게 된다.

첫째, 자인타관(自吝他寬 : 자신에게는 인색하고 남에게 관대하자)하는 것

둘째,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 잘못한 것을 알았으면 즉시 고쳐라)와

세 번째,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라는 소중한 교훈을 깨닫게 된다.

요즈음 세상은 모두가 남의 탓이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천장이나 되는 큰 제방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백 발짝의 큰 집도 굴뚝 틈새의 불씨로 잿더미가 된다.

어떤 일이든지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교훈과 사건의 잘못을 남에게만 책임 지으려고 주장하는 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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