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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 것도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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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가만히 있는 것도 최선이다

열심히 풀을 뜯던 토끼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앞을 보니 이게 웬일인가?

저 앞에 여우가 지나가고 있다!

여우는 토끼의 천적.

차승현3.jpg
차승현 작가

 

다행히 여우는 토끼의 존재를 아직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목숨이 달린 셈, 이럴 때 토끼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쳐야 할까?

그러기에는 여우와의 거리가 너무 가깝고, 굴은 너무 멀다.

그렇다고 저 앞의 치명적인 위험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그대로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럴 때 토끼들은 어떻게 할까?

의외로 가만히 있는 편이다.

땅바닥에 몸을 대고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상황이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숨죽인 채 그대로 있기만 한다.

심장이 얼어붙어 옴짝달싹 못하는 걸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토끼는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생각해보자.

달린다고 한들 굴까지 가지도 못하고 잡힐 수 있고 가만히 있어도 그럴 수 있다.

확률은 50 대 50, 아니 사실 가만히 있는 게 확률이 조금 더 높을 수 있다.

모르고 지나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이게 토끼의 판단이다.

이걸 ‘판단’이라고 한 이유가 있다.

생명체는 순간순간 닥치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아야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살아남은 토끼들은 이런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했던 조상의 후손일 것이다.

상황을 잘못 판단했던 토끼들은 후세를 남기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다시 말해 위기가 저 앞에 있다고 무조건 도망치는 최선을 했던 토끼는 여우에게 뜻밖의 선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반면에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던 토끼들은 살아남아 후세를 만들었고, 그래서 녀석들은 지금도 위기가 나타나면 꼼짝 않고 추이를 지켜본다.

100% 성공은 못 하더라도 일말의 가능성이 더 있는 쪽을 선택한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최선의 행동일 것이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듯 열심히 달리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아니다 싶을 땐, 묵묵히 견디며 가만히 있는 것도 최선일 수 있다.

기다려야 할 땐 입술을 깨물며 기다려야 한다.

기회란 앞으로 달려 나가서만 만드는 게 아니다.

끈기 있게 기다려서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왜 기다리지 못할까?

연구에 따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고문과 같은 고통이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밀려, 가만있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자 같아 나서지 말아야 할 때 나서 결국 후회할 일을 하고 만다.

자녀를 키우는 일과 사업 등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아니, 그렇게 가만있으면 어떡해?”

속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무심히 던지고, 이런 말을 들은 사람은 가만있질 못한다.

가만히 있어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해 가만히 있어야 한다.

가만히 있는 것도 용기다.

보이지 않는 엄청난 노력이다.

요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와의 문제에 대하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발언 등을 보면서 왜 이런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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