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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존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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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방영될 때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TV를 보았다.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두 달째 그러고 있었다.

이 드라마는 지난주 시청률 26.8%(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차승현.jpg
차승현 작가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각색한 거라지만 연출도 대사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는 것은 단연 김희애 때문이다.

잘된 캐스팅은 그 배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배역과 배우가 혼연일체로 느껴지는데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그렇다.

의사이니 이지적이어야 하고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인 만큼 마흔 중반은 넘긴 나이라야 한다.

남편의 바람으로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갖가지 사건을 감당할 만큼 연기력도 있어야 하고 여성적인 매력도 있어야 한다.

볼수록 김희애 말고는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의 소재와 주제가 다양해졌다고 하나 아직까지는 ‘남녀상열지사’가 대부분이라 주연은 으레 젊은 남녀 배우가 맡는다.

그들이 나이 들면 새 얼굴의 젊은 배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는 사이 젊었던 배우들은 이모나 삼촌, 엄마나 아버지 등 조역이 된다.

그러다 사라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래도록 배우 생활을 하는 이들도 뜯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엄마나 아버지 등 나이 든 역할이다.

‘그 캐릭터엔 꼭 그 배우라야 해’라고 할 만큼의 뚜렷한 개성과 성격을 지닌

나이 든 배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김희애야말로 그런 배우가 아닌가 한다.

나이가 들었으니 엄마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여성으로, 직업인으로, 캐릭터로 중심에 선다.

그녀는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주연을 맡는 보기 드문 여배우다.

무엇이 지금의 김희애를 만든 걸까?

그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NG를 안 내기로 유명한데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녀가 이런다.

자기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 이전에 애쓰는 스태프들께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란다.

촬영 현장이란 늘 시간에 쫓기기 마련인데다 수십 명의 스태프가 함께 움직이는 일인 만큼 자기 하나의 잘못이나 준비 부족으로 시간을 끌면 많은 이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얘기다.

그녀가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를 했을지 짐작이 간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을 보면 그 시대의 욕망이나 고민거리를 읽을 수 있다.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는 자존감을 중히 여기는 것 같다.

스스로를 존중하자는 거다.

한데, 스트레스는 많고 기회는 적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어선지 잘 해보자 라든가 의욕을 내자는 얘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꼭 무얼 하거나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스스로를 긍정하고 존중하자는 메시지가 훨씬 많다.

직장인들도 예전과는 달리 승진에 목매지 않는다.

오히려 승진을 거부하며 가늘고 길게 가겠다고 한다.

나도 동의하는 바가 있다.

그런데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엔 김희애 같은 방법도 있는 거다.

특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맡은 일은 크든 작든 틀림없이 해내는 것, 여럿이 모여야 일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저 사람하고 하면 일이 된다는 신뢰를 얻는 것, 이 일엔 당신이 꼭 필요하다고 존재를 요청받는 것,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믿음의 눈빛을 보는 것이다.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우리 모두 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거나 적어도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다.

그러곤 잘 해내는 거다.

그런 마음과 과정과 결과가 쌓여 자존감이 만들어진다.

일을 잘하는 것이 자존감의 전부는 아니지만 맡은 일을 잘하지 않고 자존감을 갖기는 어렵다.

적어도 일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존중하고 싶다면 눈앞의 일부터 잘해보려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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